지난달 말 기준 국내 탈북민교회는 7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씨선교회(회장 정형신 목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탈북민교회는 2004년부터 99개가 개척되고 24개가 폐쇄됐다. 불씨선교회는 담임 목회자가 북한 출신이거나 성도 대부분이 북한 출신인 경우, 혹은 담임 목회자가 남한 출신이어도 탈북민을 대상으로 개척한 경우를 탈북민교회로 정의했다.
탈북민교회는 서울과 경기도 및 인천 지역에 60개로 수도권에 80%가 몰려 있었다. 담임 목회자 출신 지역은 북한이 51명으로 전체 68%를 기록했다. 탈북민교회 소속 교단은 장로교가 51개(69%)로 가장 많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18개 예장합동 11개 예장고신과 예장백석이 각각 3개씩이었다.
여성 탈북민 목회자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탈북민교회 담임 목회자는 남성 43명, 여성 32명이었으며 북한 출신만 보면 여성(27명)이 남성(24명)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남성 배우자가 교회의 장로로 추대돼 평신도 리더십으로 함께 사역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2023년 말 기준 평균 성도 수는 35명으로 제도권에 들어오지 않은 교회까지 합하면 탈북민교회 전체 교인은 2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탈북민 교회 내 탈북민 비율이 60~80%인 것을 감안하면 탈북크리스천 10명 중 2명은 탈북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체 헌금과 외부 후원금을 포함한 월수입이 200만원을 넘지 못하는 탈북민교회가 전체 67%였으며 사례를 받지 못하는 담임 목회자가 절반 이상(52%)이었다.
탈북민교회는 일반적인 신앙 양육뿐 아니라 탈북민 정착지원을 위한 NGO 사역, 북한선교 동원을 위한 선교단체 사역, 쉼터, 그룹홈, 대안학교 등을 병행하고 있었다. 북한선교의 거의 모든 영역이 탈북민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셈이다.
정형신 목사는 2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탈북민교회가 처음 개척된 후 지난 21년간 국내 탈북민의 70% 이상이 복음을 전해 들었고 10%가 자립했다”면서 “한국교회가 전체적으로 침체한 상황에서 역사가 길지 않은 탈북민교회 10개 중 한 곳이 자립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사례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탈북민교회 담임 목회자를 위한 격려와 후원도 제안했다. 그는 “탈북민교회는 대부분 담임 목회자 가정이 교회 운영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기에 성도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커지고 목회자의 헌신이 배가 되는 구조”라며 “목회자 10명 중 7명은 50만원 이하의 사례를 받고 있다. 탈북민교회 담임 목회자 가정과 자녀들을 섬기는 일은 북한선교와 통일준비를 위한 선한 운동”이라고 전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