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방한한 ‘아시아 최대 부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을 만나 신사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순자산 1160억 달러(170조원)의 암바니 회장이 이끄는 릴라이언스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6G 네트워크,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배터리 분야에서 삼성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암바니 회장은 이날 오전 장남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이 회장과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고 서초사옥을 찾아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사업 현황을 소개받았다. 두 사람은 이어 만찬을 함께하며 6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삼성과 릴라이언스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2012년 4G 네트워크 구축 계약 체결을 계기로 협력을 본격화해 2022년에는 5G 무선 접속망 자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릴라이언스는 화학·유통 중심의 사업 분야를 정보통신으로 넓히고 있고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도 확장하는 중이다. 이재용 회장도 암바니 회장과 각별한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암바니 회장의 장녀, 이듬해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엔 막내 결혼식에도 다녀왔다.
이날 회동은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 일환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AI 팩토리 구축,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 공급 등 협력을 확대했고 이달 중순엔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회동하며 ‘전장(차량용 전자·전기 장비) 동맹’을 강화했다. 바이오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이 회장은 화이자·로슈·BMS·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 경영진과도 수시로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