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잠, 日도 환영… 중국 잠수함 견제 가능할 것”

입력 2025-11-25 18:57
오기 히로히토 일본 지경학연구소 주임연구원이 지난 12일 도쿄에 있는 국제문화회관 회의실에서 ‘동아시아 안전보장’을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외교부 공동취재단

일본의 방위 전문가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중국 잠수함에 대한 견제가 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국 위협에 맞서 방위력 강화에 나선 일본으로선 한국의 핵잠수함이 한·일의 대(對)중국 공동대응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일본 민간 독립 싱크탱크인 지경학연구소(IOG)의 오기 히로히토 주임연구원은 지난 12일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만나 “한·일 양국이 공격용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미국을 포함해 해저에서의 공동작전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기 연구원은 일본 방위성에서 16년간 근무한 방산 전문가다.

오기 연구원은 “2022년 (일본엔) 중국이 최대 과제가 됐고, 두 번째가 북한이 됐다”며 대중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주변 잠수함의 위협을 언급했다는 것은 일본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일본과 한국 주변에 대한 겹치는 위협 요소가 확실히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북한의) 해저 잠수함 대응을 위해 핵잠수함을 가지는 건 일본에 있어서 환영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중국 잠수함에 대한 견제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2022년 안보 10년 계획을 담은 ‘국가안보전략 3대 문서(전략 3문서)’ 개정을 통해 사실상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시사했다. 과거 일본의 첫 번째 위협은 북한이었으나 센카쿠열도 분쟁 등으로 그 순위가 바뀌었다. 전략 3문서의 계획에 따라 미사일 국내 개발, 무인기와 수상·수중 드론 대량 도입, 방위산업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오기 연구원은 한국이 핵잠수함을 보유함으로써 일본의 최대 위협인 중국에 공동대응 여지가 생길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중국은 큰 나라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일본, 호주, 한국도 큰 영향을 받게 되고 대만해협뿐 아니라 서태평양지역 전체 안보에서 국제적인 분업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 우선순위가 각기 다른 건 당연하지만 중요한 건 우선순위 차이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없는 평상시에 서로 의견을 잘 교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기 연구원은 한국이 핵잠수함을 도입하기 전 군사적 의의나 비용 대비 효용성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기 연구원은 “핵잠수함에 탑재하는 미사일 수는 (기존 잠수함과 비교하면) 한정적이기 때문에 비용과 군사적 능력을 비교하면 플러스 요인이 부가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런 것은 한국이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언급했다.

오기 연구원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선 “미국이 여러 위협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없어 무기 조달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전쟁을 오래 할 수 있는 능력으로 국내 방산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도쿄=외교부 공동취재단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