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올해 수출액이 12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기록적인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년 연속 수출 100조원 선을 돌파하는 동시에 역대 최고 실적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 실적이 8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73조7000억원)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현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경우 지난해 연간 실적 102조5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며 사상 처음 1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의 핵심 동력은 단연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그룹 전체 수출의 54%(55조2000억원)를 견인하더니, 올해는 그 비중이 더 커져 1~3분기 그룹 전체 수출의 65%(56조7000억원)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수출 호조는 한국 기업 전체 수출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3분기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1850억 달러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등이 466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의 경영 실적은 납세와 시가총액 증가로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까지 납부한 법인세는 4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940억원) 대비 약 45배나 뛰었다.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379조원으로 국내 기업 중 두 번째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최태원 회장이 그간 진두지휘해 온 구조개선 노력의 결과라는 게 SK의 설명이다. 특히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에너지와 정보통신(ICT) 중심의 사업구조에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을 추가한 것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이어가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8000명 이상의 채용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