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지선行’ 눈치싸움 본격화… 줄사퇴 분수령

입력 2025-11-25 18:57 수정 2025-11-25 23:49
정청래(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당 '천만의 꿈 경청단' 출범식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의 출마 눈치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로 지도부 공백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교통정리까지 진행 중이다. 출마를 위한 민주당 최고위원 사퇴 기한은 다음 달 3일까지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고위원 7명 중 최소 3명이 지방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주·한준호 최고위원은 경기지사 후보군, 전현희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언주·황명선·서삼석 최고위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최고위원은 경기지사, 황 최고위원은 충남지사, 서 최고위원은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각각 언급된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지방선거 출마 시 선거 6개월 전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3일까지 일주일간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 출마 희망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순방 일정 등을 고려해 출마 선언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대표를 포함한 9명의 지도부 중 과반(5명)이 사퇴하면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거론된 인사가 모두 출마할 경우 현 지도부 체제가 붕괴되는 셈이다.

그러나 비대위 전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정 대표가 출마 희망자들과 충분히 사전에 조율할 것”이라며 “대규모 출마로 인해 비대위로 전환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위원장을 맡은 나경원(앞줄 가운데)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북지사 출마를 비중 있게 검토 중이다. 그는 전날 MBC라디오에서 “도민 여러분의 생각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재보궐선거 가능성이 있는 경기 평택을 조직위원장 공모에 지원한 상태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경기지사 또는 성남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서울 서초을을 지역구로 둔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서울시장 출마설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지방선거 출마자의 당직 사퇴 규정이 없다. 다만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퇴 규정은 없지만, 관행적으로 공천 신청 전에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당직을 내려놓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봄 지방선거 공천이 시작되면 지도부 줄사퇴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대위로 전환되지만, 지도부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이날 ‘천만의 꿈 경청단’ 출범식을 열고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 준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출범식에 참석한 정 대표는 “한강도 지키고, 종묘도 지키고, 서울시민이 아파하는 곳곳을 골목골목 구석구석 찾아가는 천만 경청단이 출범했다”며 오세훈 시장 집중 견제를 예고했다. 출범식에는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 의원, 홍익표 전 의원 등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이 대거 참석했다.

김판 정우진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