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스 뮤-짓쿠 페스티바루(Jesus Music Festival)!”
24일 오후 5시30분 일본 오키나와 시내 중심가의 나하문화예술극장 나하토 대극장은 이 외침으로 크게 울렸다. 1600개 좌석은 행사 시작 전부터 공연장 앞에 늘어섰던 긴 행렬이 이미 가득 채우고 있었다. 페스티벌에서는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 아티스트와 성도들이 구성한 13개팀이 복음을 담은 노래와 춤,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1부 행사는 월드미션스쿨 학생들의 경쾌한 드럼 연주로 시작했다. 순복음오키나와은혜교회는 꼬마부터 백발 성성한 어르신 성도까지 율동과 함께 찬양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굿피플 무용팀의 화려한 부채춤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순복음동경교회 베들레헴찬양대는 ‘신자 되기 원합니다’ 등 다양한 성가를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로 불러 대미를 장식했다.
이어진 2부 예배는 한국과 일본의 목회자가 함께했다. 설교를 맡은 이영훈(사진)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사마리아 여인에 대한 본문(요 4:13~14)을 바탕으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시면 영혼의 목마름이 사라지고 영원한 생명수를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을 만나 성령 충만하면 영혼도 살고 부흥도 이루어진다”며 “오키나와도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고 부흥이 생길 것”이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성가대는 설교에 앞서 일본 CCM ‘꽃들도(花も·하나모)’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시가키 시게마사 순복음동경교회 목사는 2부 순서 말미에 ‘하나님은 당신을 축복합니다(God bless you)’를 부르며 찬양을 인도했다. 시가키 목사가 사랑 담긴 몸짓과 눈빛을 강조하면서 대극장에 모인 일본인과 한국에서 온 성도 300여명은 서로 손을 마주치기도 하고 옆 사람과 포옹하기도 했다.
페스티벌에 앞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목회자와 오키나와목사회는 환담을 가졌다. 조크라 스다사 나하침례교회 목사는 “양국 목회자와 성도들이 협력하면 선교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2023년 일본복음선교회에 따르면 일본 개신교인 수는 55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0.4% 수준이다. 담임목사가 없는 무목(無牧) 교회도 일본 전역에 1000곳이 넘는다. 페스티벌을 주최한 순복음일본총회는 내년 도쿄에서 같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기하성 총회장이자 서울남부교회 담임인 정동균 목사는 “3시간 넘게 객석에 앉아 있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순서마다 은혜가 넘쳤다”고 했다. 오키나와 베다니교회 신자인 고타키 리에(54)씨는 “복음을 담고 있는 다양한 이웃 교회의 공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고 조용기 목사가 1976년 일본 일천만구령운동을 시작한 데서 유래한다. 그동안 성회는 설교 중심의 예배 형태에 가까웠으나 올해 처음으로 ‘지저스 뮤직 페스티벌’이란 이름을 내걸고 문화 행사를 진행한 뒤 예배를 드렸다. 장소도 교회가 아닌 전문 공연장을 택했다.
순복음일본총회 총회장이기도 한 시가키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협력해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꿈꿨던 페스티벌을 드디어 개최하게 됐다”며 기뻐했다. 기하성 대표총회장인 이영훈 목사는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복음은 문화의 옷을 입고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목사가 헝가리 성회를 열었던 1993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일본 선교를 위해 수십 년간 협력해왔다.
오키나와=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