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詩로 쓰는 성경 인물] <67> 하박국

입력 2025-11-25 03:04

한 사람의 눈물이 별이 돼
밤하늘을 밝힐 수 있는가
한 사람의 기도가 꽃이 돼
황무지를 꽃밭으로 만들 수 있는가
한 사람의 숨결이 바람이 돼
겨울 광야에 봄을 오게 할 수 있는가
유다 왕국 최악의 암흑기에
홀로 성루에 올라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밤하늘을 향해
울고 또 울고, 외치고 또 외쳤던 통곡의 서시
유다왕 여호와김의 폭정 아래 쓰러져 간
가녀린 풀잎들을 껴안고
피로 물든 성읍에서
밤을 지새우며 써 내려간 징비록(懲毖錄)
아, 산과 밭에 소출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사슴처럼 달리며 희망을 노래했던
푸른 기다림의 가인(歌人).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하박국은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쓴 소예언서에서 ‘갈대아인의 부흥’을 담고 있기에 BC 7세기 후반에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점으로 볼 때 더 구체적으로는 남유다 여호와김의 통치 시기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는 왜 하나님의 정의가 악하고 부패한 시대와 사회와 인간에 조속히 적용되지 않는지 질문한다. 이 통곡과 눈물의 선지자를 두고 시인은 ‘눈물의 별’과 ‘기도의 꽃’과 ‘숨결의 바람’과 같은 자연 현상의 일반계시를 모두 동원한다. 더불어 유다 왕국 최악의 암흑기에 밤을 새워 쓴 징비록(懲毖錄), 곧 미리 징계해 후환을 경계한 기록으로 봤다. 그러기에 산과 밭에 소출이 없고 외양간이 비어 있어도 사슴처럼 달리며 희망을 노래한 ‘푸른 기다림의 가인(歌人)’으로 하박국 선지자를 묘사했다. 시인의 눈에 그는 죄에 대한 반성과 회개의 실천을 촉구한 성경 인물이었다.
-해설: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