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정문 앞. 용산 대통령실이 다음달 둘째주부터 복귀하기로 하면서 이 지역은 지난 3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삼엄한 경비에 다수의 경찰이 배치되면서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거리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주요 시설인 대통령 집무실과 춘추관, 참모진 사무실 등 이전을 앞두고 정문 앞 보행로도 전면 통제돼 시민들의 접근이 철저히 제한됐다. 청와대 주변 경호도 삼엄해져 대통령실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를 앞두고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1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해 왔다는 60대 김모씨는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간 후 첫 달 매출이 크게 줄어 놀랐다”며 “두세 달 지나자 예전에 다니던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매출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매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돌아오면 매출이 조금이라도 오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복귀 소식에 맞춰 이 근처에 새로 문을 연 식당도 있다. 효자동에 한 달 전 식당을 개업했다는 60대 박모씨는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옮겨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자리를 얻었다”며 “지금도 (먼저 옮겨온) 청와대 직원들이 종종 식사를 하러 온다. 아직까지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다 옮겨오면 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40년 넘게 청와대 직원이나 경찰 경비단에게 수여하는 표창·훈장 등을 제작해온 정모(54)씨는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간 뒤 주문이 소폭 줄긴 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크게 줄지는 않았다”며 “청와대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내심 반갑다”고 전했다.
3년 만의 청와대 복귀를 반기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 지역 경호 강화나 각종 시민단체들의 집회·시위가 늘어나면 스트레스만 높아질 것이란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청와대 사랑채 뒤편 골목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김모씨는 “청와대로 옮겨오면 시위도 늘어나고 주변 경호도 강화될 텐데 관광객이나 손님의 방문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