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카운트다운… ‘주탑재위성 궤도 안착’ 성패 달렸다

입력 2025-11-25 00:02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지난 19일 연구진들이 누리호 4차 발사 총조립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뉴스페이스’ 시대의 서막을 열 누리호의 네 번째 비행이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본체 1~3단을 결합하는 총조립 작업이 완료됐고, 발사 예정 시점을 이틀 앞둔 25일부터는 발사체 이송과 기립, 연료 충전, 최종 점검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발사 시각은 27일 0시55분 전후가 유력하지만 비, 바람, 번개 등 기상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든 조건이 충족돼 우주길이 열리면 13개 위성을 품은 누리호의 임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25일 오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조립동에서 1.8㎞ 떨어진 발사대로 이동한다. 수평으로 누운 발사체가 세워지면 ‘탯줄’ 역할을 하는 엄빌리컬 타워와 연결해 연료와 산화제 충전 경로를 확보한다. 이후 발사 직전까지 연료가 새는 곳이 없는지 살피는 기밀시험과 에비오닉스(항공우주용 전자장비)·레인지시스템(추적장비) 점검 등 시스템 정상 작동을 확인하는 작업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발사 여부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는 날씨다. 누리호를 옮기는 과정부터 비에 주목해야 한다. 도로가 미끄러워지면 이송 차량 운행이 영향받을 수 있다. 25일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전남 고흥에는 비가 예보돼 있지만 이동이 불가할 만큼 많은 강수량은 아니라는 것이 우주항공청의 설명이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당일 오전 7시50분 누리호 이송이 시작되지만 기상상황에 따라 비가 갠 뒤 작업을 진행하는 등 유동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24일 말했다.


발사체가 설치될 때와 비행할 때에는 바람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돌풍이 발사체를 흔들거나 비행궤도를 바꿔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 풍속이 초속 15m, 순간 풍속이 초속 21m를 넘으면 모든 작업이 중단되고 발사 계획도 연기된다. 번개 역시 관건이다. 예정된 비행경로에 번개가 치면 누리호 전자 부품이나 탑재체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발사 당일 기온은 영하 10도에서 영상 35도 사이만 충족하면 돼 크게 우려되지 않는 부분이다. 우주청과 항우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사 직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4차 누리호 발사의 공식 성공 여부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태양동기궤도(SSO)에 안착시키는 데 달렸다. 고도 600㎞ 기준 오차범위 35㎞ 이내, 경사각 97.7~97.9도 이내로 위성을 쏘아올려야 한다. 주탑재위성 분리 후에는 부탑재위성 12기가 순서대로 사출된다. 12기 모두를 주탑재위성과 같은 궤도에 올리는 것까지 성공하면 모든 임무를 완벽히 마치는 것이다.

발사 10분 전 모든 요소에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때부터는 사람의 손을 떠나 컴퓨터가 압력, 온도, 통신 등 누리호의 전반적인 상태를 살핀다. 1단 엔진이 점화되고 엔진이 추력 300t에 도달하는 순간, 지상 고정장치가 해제되면 누리호는 ‘1284초’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