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하락? 집값 주간 통계 제각각… 부동산 대책 평가 안갯속

입력 2025-11-25 00:12
연합뉴스

10·15 부동산대책의 ‘한 달 뒤 성적표’로 볼 수 있는 지난주 아파트값 주간 통계가 정부와 민간 조사기관에서 제각각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집값 상승률 반등, 상승 폭 축소 지속, 하락까지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오면서 대책 효과 가늠이 어려워진 모양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까.

지난 20일과 21일 발표된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 수치를 살펴보면 세 통계가 다른 결과치를 냈다. ①한국부동산원은 직전 주(0.17%)보다 오름폭을 키우며 0.20% 상승, ②KB부동산은 5주 연속 오름폭이 감소하며 0.23% 상승, ③부동산R114는 0.05% 하락으로 7월 4일 이후 약 19주 만의 하락 전환으로 나왔다.

이런 통계 차이는 조사기관마다 표본 수, 조사 방식, 조사 기간이 달라서 생기는 일이다. 부동산원은 적은 표본(전국 아파트 3만3500가구)을 쓰지만 시세 조사원이 실거래가와 호가를 직접 조사·판단해 적정 가격을 책정한다. 지난 20일의 상승률은 11~17일(화~월요일) 조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됐다. KB부동산의 표본(전국 아파트 6만2200가구)이 더 크지만 직접 조사하지 않는다. 협력 공인중개사들이 입력하는 가격을 지역 담당자가 검증한 뒤 확정하는 방식이다. 공인중개사들은 표본주택의 실거래가를 입력하되 거래가 없을 경우 매매(임대)사례비교법에 따라 조사된 가격을 넣는다. 조사 기간은 부동산원과 같다. 표본이 가장 큰 조사는 부동산R114가 한다. 전국 아파트 약 90%의 실거래가와 호가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하는 방식이다. 지난 21일 수치는 17~21일(월~금요일)의 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것이다.


표본 수와 조사 시점에 따라 차이가 생겨난다. 주간 단위의 아파트값 동향만으로는 부동산대책의 효과를 진단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주간 단위의 숫자는 많은 걸 얘기해주지 않는다. 또 완벽한 조사기관도 없다”며 “실거래가 역시 평균이 아닌 하나의 숫자만 보여주기 때문에, 조사기관 3사의 추이를 몇 주간 지켜보며 실거래가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토지거래허가제가 확대 시행된 이후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통계의 정확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규제 직전인 9월(8648건)과 10월(8326건)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은 8000건을 넘겼으나 11월은 871건에 불과하다. 거래 신고 기한이 한 달가량 남은 것을 고려해도 적은 수치다. 거래 자체가 적다 보니 시장이 왜곡되기도 쉽다.

10·15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려면 내년 상반기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내년 상반기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영향으로 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