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양국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사업도 탄력이 붙으면서 국내 대표 조선사들 뿐아니라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들까지 미국 현지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재건에 나선 미국 조선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24일 코트라의 ‘한국 조선기자재 진출 및 주요 거점 투자 환경 소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와 워싱턴DC, 텍사스주, 루이지애나주, 플로리다주, 오리건주 등이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노려볼 만한 유망 진출지로 지목됐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미국 내 주요 조선소가 위치한 곳이다.
코트라는 버지니아와 워싱턴DC가 조선·해양산업 투자와 진출 측면에서 중요한 거점이자 한국 조선기자재 기업의 진출 기회가 넓은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버지니아는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선박 수리·건조·첨단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햄프턴 로즈 지역의 경우 해군기지·조선소·군항이 밀집해 해양·해군력 운용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이 긍정적 요소로 꼽혔다. 워싱턴DC는 대형 조선소는 없지만, 미국 해양·국방 정책 입안 및 신기술 입찰 환경에 가까운 정책 요충지라고 강조했다.
플로리다주도 주요 조선소가 다수 자리잡아 시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스턴 쉽빌딩, 볼린져 등 중견 조선소가 모여 있고 현지 조선소의 기자재 해외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다만 플로리다 지역은 기자재 공급이 공급업체 네트워크의 장기 공급 계약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현지 유통사와의 파트너십 체결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텍사스주는 주정부의 낮은 규제와 세율,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 대표적인 친기업 환경을 갖춰 한국 기업의 진출 경쟁력이 높은 곳이다. 350곳 이상을 연결하는 공항과 19곳을 잇는 항만, 고속도로 네트워크 등을 갖춰 전국 및 전세계적으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분류된다.
루이지애나주 역시 주정부 주도의 원스톱 투자 지원 체계, 재산세 감면 등으로 초기 투자 부담이 낮은 지역이다. 여기에 에너지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해양·정유 기반 산업에서 일하는 숙련 블루칼라 인력 확보가 용이하다.
오리건주는 기계·금속·운송장비 등 제조업이 발달한 곳으로 조선기자재 업체가 진출해 금속 가공, 기계 설비, 전기·용접 등에서 현지 기업들과 협력 기반을 마련할 수 거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노조 가입률이 15.9%에 달해 임금이 다소 높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