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로 성장한 인도 완성차 시장이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장 여력이 세계 최고인 만큼 현대자동차그룹은 인도를 전략 시장으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2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인도 완성차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승용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34대에 그쳐 미국(772대), 유럽연합(560대), 한국(455대)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4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규모와 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성장 여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인도는 이륜차 보급률이 인구 1000명당 185대에 이를 만큼 이륜차 중심의 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경제 발전을 더 이룰 경우 승용차로 수요가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된 사륜차는 525만9000대였으나 이륜차·삼륜차 등은 2034만9000대로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지역·계층·성별·종교 등으로 세분화된 인도의 사회 구조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공존할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별 경제력 격차는 최대 10배에 달하고, 성별 노동참여율 차이도 40% 포인트 수준이다. 보고서는 “막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각 교통수단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인도 모빌리티 시장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동화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점도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긍정적이다. 인도에서 전기승용차 침투율은 2.7%에 불과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을 폭넓게 운영할 수 있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에서 현대자동차그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도를 미국 다음으로 큰 전략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2030년까지 인도에 50억 달러(약 7조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달 인도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는 “인도는 현대차 글로벌 성장 비전에서 전략적 우선순위에 있는 핵심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리더십을 전면 배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대차는 최근 인도법인(HMIL)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타룬 가르그를 신임 법인장으로 내정했다. 내년 1월 취임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59만대 이상을 판매해 인도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1~9월 42만5000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3%를 차지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