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데저트 리더십 무한지평

입력 2025-11-26 02:08

한계의 법칙이 낮은 곳에서 멈춰 순종하면 하나님은 그 자리를 르호봇으로 넓히십니다. 사막 같은 현실에서도 두려움을 넘어 행동할 때 막막한 땅은 오아시스로 변합니다.

리더의 역량에는 ‘한계의 법칙’이 있습니다. 그릇이 10이면 11의 결과를 내기 어렵듯, 공동체의 성패는 리더의 한계선에 걸립니다. 위기마다 조직은 리더를 바꾸지만 성경은 먼저 리더가 하나님 앞에 순종하라 말합니다.

사막은 사람이 살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이 지역에서 중계무역이 가능했던 이유는 세 가지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첫째 시선을 돌려 상대의 필요를 공감하는 마음입니다. 둘째 미니멀한 절제로 꼭 필요한 것을 남기고 나머지는 흘려보내는 습관입니다. 셋째 두려움과 귀찮음을 이겨내는 실행입니다. 이 태도와 발걸음이 실크로드의 길을 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삭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삭의 땅에 흉년이 들어 땅의 한계가 낮아졌을 때, 하나님 말씀이 이삭에게 임합니다. “이 땅에 머물라.” 이삭은 그 말씀을 따라 그랄에 머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삭은 리브가를 누이라 속여 자신의 약함을 드러냅니다. 왕 아비멜렉은 이를 알게 됐으나, 오히려 백성에게 “이삭과 그의 아내를 해하지 말라”고 명하며 그 가족을 보호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이삭을 덮은 것입니다.

이후 이삭은 아비멜렉의 명령에 의해 그랄을 떠나게 되지만 우물을 팔 때마다 사람들 간 다툼이 생겨 쫓겨납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우물을 찾으며 마침내 르호봇이라 이름 붙인 곳에 정착합니다. 그러면서 이삭은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넓히셨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 약속하셨고 이삭은 그 약속을 붙들어 예배자가 됩니다.

한계와 순종의 역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삭 삶의 한계가 낮아질수록 하나님의 질서가 시작되는 역사를 보여줍니다. 인간적 잔꾀가 드러나도 하나님은 보호와 확장으로 응답하십니다. 쫓겨남은 끝이 아니라 더 넓은 자리로 인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르호봇은 인간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넓히심에 대한 신학적 고백입니다.

사막을 지나며 중동과 같은 사역지에는 배타성이나 관계 형성의 어려움, 두려움의 프레임이 존재합니다. 이때 사막을 건너는 세 가지 태도를 붙잡아야 합니다. 시선을 자신에서 이웃의 필요로 돌려 구체적 접점을 만드는 공감적 태도입니다. 프로젝트를 미니멀로 재편해 핵심에 집중합니다. 마지막으로 두려움을 이겨내며 작은 단위로 즉시 행동합니다.

르호봇을 꿈꾸며 중동 지역으로 나아갔습니다. 당시는 미국 911테러 이후였기에 사회적으로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는 오해와 편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지에서 하나님은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내게 긍휼함이 없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중동에서 사역하며 문화센터, 책과 콘텐츠, 디아스포라 네트워크 같은 ‘우물’은 관계가 솟는 접점이었습니다. 한계의 법칙이 낮은 중동 지역에서 ‘네가 가진 것을 보지 말고 하나님이 갖고 계신 것을 보라’는 메시지를 던지신 것입니다.

르호봇의 핵심은 넓히심을 이루시는 하나님입니다. 약속이 예배를 낳고 예배가 주변을 재건합니다. 하나님은 한계가 분명한 곳에서도 무한지평을 보여주십니다. 사막의 갈증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때 그곳은 오아시스가 됩니다.

홍재훈 대표 (로드마스터)

◇로드마스터는 ‘성경적 세계관으로 숲을 만들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다양한 배경의 이웃들과 하나님의 화평자라는 사명을 실천하는 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