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 ‘평화 프레임워크’ 마련… “종전 논의 큰 진전”

입력 2025-11-24 18:45 수정 2025-11-24 18:46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대표단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평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제안한 평화구상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크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은 평화구상을 놓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이견 조율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고마워하지 않는다”며 다시 압박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양국 대표단은 제네바에서 미국 측 평화 제안 협의를 위해 회동했다”며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양측은 업데이트되고 정교화된 평화 프레임워크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양측은 “이번 협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향후 체결될 어떤 합의도 반드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완전히 존중하며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우 합리적인 시간 안에” 평화구상 합의에 도달하는 데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고 회담이 이번 주 내내 이뤄질 것이라고만 했다.

예르마크 실장도 중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며칠 동안 제안들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유럽의 친구들도 참여시킬 것”이라면서 “물론 최종 결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측은 미국이 제안한 28개항의 평화구상에 대해 항목별로 하나하나 따지며 조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구상 초안은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지역 영토 포기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등 러시아에 유리한 내용 일색이다. 다만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평화를 강조한 만큼 향후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 전부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우리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혀 표현하지 않았고 유럽은 계속해서 러시아에서 원유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그동안 수차례 미국에 감사를 표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도 엑스에서 “우크라이나는 재블린 미사일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을 구해준 미국의 지원과 모든 미국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