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규제 전면해제

입력 2025-11-23 18:45 수정 2025-11-23 18:47
일본인 수백명이 21일 도쿄 총리관저 앞에 모여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가운데 대만은 일본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는 21일 후쿠시마 등 5개 현의 식품을 수입할 때 적용하던 산지 증명 첨부, 방사능 검사 등 제재를 해제하고 정상 관리를 회복한다고 밝혔다.

식약서는 “2011년 이후 일본산 식품 27만건의 방사능을 검사한 결과 불합격률이 0%였고 추가 방사능 노출 위험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며 “이번 조치는 국제적 추세에 따른 것으로 과학적 기준에 따른 위험 관리는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정부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후쿠시마 등 5개 현의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가 2022년과 2024년 일부 완화했다.

식약서는 이번 조치가 중·일 갈등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보복에 직면한 일본을 응원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에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을 먹는 사진을 올렸고, 주일대사 격인 리이양 주일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 대표는 대만·일본 우호를 위해 일본 농수산물을 적극 구매하자고 호소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 의원들도 일본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치우이잉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만 국적기 항공사와 관광청이 일본 여행에 대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제 의원도 “대만은 일본이 외롭다고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일본 수산물 더 많이 구매하기, 일본 여행 더 많이 가기 등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가운데 라이칭더 정권은 수입 시 장애를 없애 일본에 대한 우호를 과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