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으로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가 신규 적용된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한 달 새 2%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매맷값 상승률 2배를 웃도는 수치다. 5개월 사이 많게는 2억원 이상 전셋값이 오른 지역도 있다.
부동산 중개·분석업체 집토스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하고 3중 규제가 새로 적용된 서울 21개구의 대책 전후 한 달간 전셋값을 분석한 결과, 대책 시행 전보다 2.8% 상승했다고 23일 밝혔다. 경기 12개 지역은 2.0%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10·15 대책 시행 전후 한 달간 매매가 상승률이 1.2%였다. 전셋값 상승률이 2배를 웃돈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토허제 시행일(10월 20일)을 기준으로, 시행 전(9월 20일~10월 19일)과 시행 후(10월 20일~11월 19일) 각각 한 달간 동일 단지·면적에서 각 1건 이상 전세 거래가 발생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 롯데캐슬천지인 전용 112㎡(3층)는 지난달 24일 7억725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해당 면적 신고가를 기록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해 종전 보증금(7억5000만원)보다 2250만원 오른 금액이다. 양천구 목동 부영3차 전용 95㎡(18층)는 지난 7일 12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13일 같은 면적(17층)이 10억원에 역대 최고가로 전세 거래됐으나 약 5개월 새 2억원 오른 것이다.
최근 수년간 전세매물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규제에 따른 갭투자(전세 낀 매매) 차단 등으로 전세매물이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토허구역 내 매수자는 매수 후 2년간 실거주를 해야 한다.
기존 규제지역이던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도 대책 발표 이후 전셋값이 2.7% 상승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102㎡(11층)는 지난달 26일 20억원에 전세 신규 계약서를 썼다. 지난 8월에 나온 같은 단지·면적 17억4300만원(16층)보다 2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울 전세가 전망도 10개월 연속 상승 우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11월 전셋값 전망지수는 121.1이다. 전월보다 1.2 포인트 내렸지만 10개월 연속 기준점 100을 초과해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매매 시장을 잡기 위한 고강도 규제가 임대차 시장의 수급 균형을 무너뜨려 전세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며 “신규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을 해소할 퇴로가 열리지 않는 한 서울 주요 지역의 전세난과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