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성경의 땅입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창조와 영성의 현장으로 이스라엘을 기억하고 깊은 유대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말씀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기독교인과 유대인의 화해와 조화를 꿈꾸는 더펠로우십(재)한국IFCJ가 ‘이스라엘이라는 깊은 우물에서 다시 만나는 미래’를 주제로 글을 보내왔습니다. 만남 평화 나눔 안식 가정 성지 교육 등을 키워드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 맞이하는 아침마다 한강을 바라보며 나는 종종 생각한다. 이 역동적인 도시가 77년 만에 이룬 기적을, 그 기적 속에 담긴 한국인의 정신을. 그것은 내 조국 이스라엘이 걸어온 길과 놀라울 만큼 닮았다.
한국과 이스라엘. 지도 위에서 보면 약 8000㎞ 떨어진 두 나라지만,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섰고 자원 없는 땅에서 기술로 미래를 개척했으며 교육을 통해 다음세대에 희망을 물려줬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정신이 두 민족의 DNA에 새겨져 있다.
후츠파, 규칙을 넘어서는 창조적 대담함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는 후츠파(Chutzpah)이다. 직역하면 대담함 정도지만, 실제 의미는 훨씬 깊다. 이것은 권위에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정신이다. 이스라엘 군대에는 흥미로운 문화가 있다. 신병도 장군에게 질문할 수 있고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작전을 제안할 수 있다.
이것이 후츠파의 본질이다. 기존의 틀을 의심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 정신은 이스라엘을 ‘스타트업 국가’로 만들었다. 인구 1000만명인 작은 나라의 나스닥 상장 기업 수가 미국 중국 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을 설명하는 단어는 끈기다.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 국민적 단결과 헌신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오늘날에는 K뷰티 K팝 K드라마를 통해 세계 문화를 이끄는 나라가 됐다. 이 모든 것이 끈기에 기반한다. 한국인의 끈기는 단순히 인내를 넘어, 역경을 기회로 바꾸는 조용하지만 굴하지 않는 힘이다. 개인의 성취를 공동체의 번영과 연결하는 연대의식이기도 하다.
‘빨리빨리’ 문화도 단순한 조급함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간절함, 시간을 더 의미 있게 쓰려는 마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이 담겨있다. 인상적인 것은 한국 사회의 교육열이다. 부모 세대가 자녀 교육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 젊은이들이 더 나은 기회를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이스라엘과 너무나 닮았다. 우리 두 나라 모두 교육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후츠파와 끈기가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스라엘과 한국은 인공지능 혁신기술 국방 및 스타트업 분야에서 특히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인류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창조적 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
21세기 인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후위기는 지구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새로운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한다. 이런 문제들은 어느 한 나라가 홀로 해결할 수 없다. 국경을 초월한 연대와 협력만이 답이다.
여기서 한국과 이스라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스라엘은 제한된 자원 속에서 혁신적 솔루션을 창조하는 법을 알고 있다. 담수화 기술, 관개 농업 등은 모두 생존을 위한 절박함에서 탄생했다. 한국은 이런 혁신을 대규모로 실행하고 상용화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실험을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다. 두 나라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창조와 생명의 가치를 함께 증언하며
한국과 이스라엘의 연대는 더 깊은 차원의 의미도 갖는다. 두 나라는 모두 생명과 창조를 중시하는 가치관을 공유한다. 이스라엘의 유대 전통과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를 위한 책임’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연결된다.
이것은 단순한 종교적 유사성을 넘어선다. 기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믿음이며, 경제 성장이 공동체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확신이다.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이다. 세계가 분열과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지금, 한국과 이스라엘은 ‘다름 속에서 협력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 ‘기술과 인간성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은 세계에서 가장 회복력이 강하고 미래지향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창조적 대담함이 더해져 함께 창업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에게도 같은 말을 전한다. 한국은 혁신을 실제 성과로 전환할 수 있는 최고의 동반자다.
한국의 끈기와 이스라엘의 창의성이 결합한다면 불가능은 없다. 대담함이 끈기와 만나고 혁신과 실행, 용기와 헌신이 만나는 그 교차점에서 새로운 희망이 탄생한다. 이 깊은 연대의 샘에서 양국의 젊은 세대가 인류를 위한 새로운 물줄기를 발견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