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원 불참한 경위를 두고 당내 투톱 간 소통 오류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식적으로 “실수”라고 설명했지만 당내에선 “답답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23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YS 10주기 추도식 불참 이유에 대해 “단순히 못 챙겼다.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례에 따라 당에서는 당대표 조화를 조치했다. 당 지도부가 별도로 참석해 오진 않았다”고 답변했었다.
YS 추모식에 민주당 지도부 인사가 전원 불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6년 1주기 추모식엔 추미애 당시 대표가 참석했고, 지난해 9기 추도식엔 박찬대 당시 원내대표가 갔었다. 불가피한 상황에는 사무총장이나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당 설명을 종합해 보면 투톱 간 소통 오류가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측과 원내대표 측이 서로 추모식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후 누가 갈 것인지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 추가 논의가 이뤄졌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서로 못 가니 ‘어쩔 수 없다’ 한 것 같다. 누구라도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은 있다”고 전했다.
YS 추모식 불참으로 잡음이 나오자 당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YS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이라거나, 일부러 의도를 갖고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YS의) 공과를 다 품고 가겠다는 뜻으로 작년까지 갔는데, 올해만 못 갔다. 조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남의 당 어르신이지만 그럼에도 대통령을 하신 분이니 당에서 가야 했다”며 “실수가 아니고서야 추모식에 불참하는 게 더 어려운 일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전원 불참에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공개적으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보내 추모사를 대독했는데 민주당은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행동을 하니 스스로 개딸과 김어준 아바타 소리를 듣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당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송구하다”며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당에서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은 건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