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엔 “통일 노하우 알려달라”… 프랑스엔 “전략적 동반자로”

입력 2025-11-23 18:48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독일의 통일 노하우 전수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요하네스버그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은 독일의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이 있다”며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독일을 이뤄냈는지, 그 경험을 배우고 대한민국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혹시 숨겨놓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꼭 알려 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이에 메르츠 총리는 “비밀 노하우는 없다”며 웃으며 답했다. 메르츠 총리는 오히려 이 대통령에게 중국과 북한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한반도와 주변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이웃인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면서 “대한민국의 대(對)중국 인식이 궁금하다. 저희는 중국 전략을 현재 고심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정부 노력을 설명하고, 분단 극복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독일의 지지를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어 “문화, 경제, 안보, 첨단기술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더 확고히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양국이 방산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과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은 안보·AI·우주·원자력발전·재생에너지·퀀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취임 6개월여 만에 다섯 번째 다자외교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선서 당시 착용했던 ‘통합 넥타이’를 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꺼냈다. 이는 적색과 청색, 흰색이 교차하는 줄무늬 넥타이로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식과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식 등 주요 행사마다 착용해 왔다.

남아공 정부는 전날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입국할 당시 활주로에서 ‘이색 환영식’을 열어 예우했다. 남아공 청소년 8명이 활주로 비행기 트랩 앞에 설치된 레드카펫 앞에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격렬한 몸동작으로 춤을 추며 이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김 여사는 남아공 현지에서 한국의 ‘장 문화’와 김치를 자세히 소개하며 한식 전도사 역할을 수행했다. 김 여사는 같은 날 주남아공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현지 요리사 10명에게 된장찌개 끓이는 방법을 시연하며 “한국의 전통 장맛이 오랜 세월을 거쳐 깊어지듯 우리 두 나라의 우정도 깊고 풍성한 열매의 결실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김치는 찢어서 먹으면 더 맛있다.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고 한다”며 직접 김치를 찢어 나눠주기도 했다.

요하네스버그=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