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백부장의 믿음

입력 2025-11-25 03:08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 들어가셨습니다. 이곳은 예수님의 사역 중심지였고 헤롯 안티파스의 군대가 주둔해 로마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었습니다. 그 로마 군대의 한 이방인 백부장이 예수님께 나아옵니다. 백인대장이라고도 불리는 백부장은 100명 이상의 군사를 이끄는 장교로 당시 사회에서 높은 권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누가복음은 그가 유대인들에게 존경을 받을 만큼 선한 일을 하던 사람이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런 백부장이 예수님께 “주여”라고 부릅니다.(6절) 로마 장교가 유대인 예수를 향해 ‘주님’이라 부르는 것은 단순한 존칭이 아니라 예수님을 참된 권위로 인정하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그는 자기 일이나 가정 일도 아닌 하인을 위해 도움을 구했습니다. 종이 인격적으로 대우받지 못하던 시대에 그는 하인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며 가장 귀한 분에게 나아갔습니다. 그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그의 믿음이 얼마나 진실한지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그의 마음과 믿음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아무 조건 없이 “내가 가서 고쳐 주리라”(7절)고 약속하십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믿음을 묻거나 시험하시기도 하셨지만, 이 백부장에게는 따지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믿음이 이미 주님께 기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백부장은 더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말씀만 하옵소서. 그러면 낫겠습니다.”(8절) 그는 군대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윗사람이 명령하면 아랫사람이 그대로 움직이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고백합니다. “주님의 말씀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말씀만 하시면 병도 순종합니다.”

예수님은 그의 믿음에 감탄하셨습니다.(10절) 그리고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했다”고 칭찬하셨습니다. 그는 단순히 병 고침의 능력을 믿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창조주로 고백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백부장의 믿음을 통해 ‘말’의 중요함도 다시 깨닫습니다. 십자가 오른편 강도가 “주여,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했던 한 마디 때문에 낙원에 이른 것처럼 믿음의 고백은 생명을 살립니다. 가정 교회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칭찬과 축복, 감사의 말이 복을 가져옵니다. 반대로 원망과 정죄의 말은 생명을 해칩니다. 우리의 입술에 좋은 말, 믿음의 고백이 늘 있어야 합니다. 혼자 있을 때도 감사와 축복의 말을 내 입술에 담을 때 마음이 새로워지고 영혼이 강건해집니다.

백부장의 고백 후 예수님은 선언하십니다.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13절) 그리고 그 즉시 하인이 나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믿음을 통해 역사하기 원하십니다. 믿음은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 나아오는 마음’ 자체를 보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백부장처럼 주님을 감동시키는 믿음, 말씀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자녀와 가정, 교회와 이웃을 위해 믿음으로 기도하십시오. 주님께서 오늘도 여러분에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믿은 대로 될지어다.” 그 말씀이 여러분의 삶에도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안순호 대둔교회 목사

◇충남 금산 대둔교회를 담임하는 안순호 목사는 서울장신대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평택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대둔교회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교회를 지향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돌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