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란재판부 속도조절에도… 강경파 “순방 후 법 통과”

입력 2025-11-22 00:03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해 속도 조절 방침을 시사했다. 연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촉구하며 지도부를 압박하는 강성 당원과 강경파 의원들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요구에 대해 “당원들의 요구가 많은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통령의 순방 외교가 빛바래지 않도록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간 조율하고 있다. 이런 문제일수록 당·정·대가 긴밀하게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지않은 기간에 입장을 표명할 날이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공개 발언은 내란전담재판부 신속 추진을 촉구하는 강성 당원들을 진정시키고,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강경파 의원들을 자제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강경파 의원들은 이날도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공개 발언을 이어갔다. 전현희 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별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열고 “내란전담재판부·특검영장전담판사가 도입되지 않아 국민 우려가 크다”며 “대통령 순방이 끝나는 시점에 반드시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위는 지난 9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당 지도부와 강경파 의원들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 것을 두고도 공개적인 신경전을 벌였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고발 조치를) 갑자기 한 게 아니라 충분히 사전에 (지도부와) 얘기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법사위원들의 고발 기자회견 직후 김병기 원내대표가 “협의를 좀 해야 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었는데,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가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뒷감당 잘할 수 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맞받아쳤다.

이언주 최고위원. 김지훈 기자

한편 정 대표가 추진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두고 지도부 내에서 공개 반발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모두 1인 1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상당수 최고위원들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 등 졸속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진행된 당원 여론조사 결과 투표 참여율이 16.81%에 불과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당내에서는 내년 연임에 도전하려는 정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룰을 변경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판 한웅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