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조 단위 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팜 생산기업 인수와 팜유 정제공장 건설까지 마무리 지으며 현지에 팜유 생산부터 정제, 판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다.
기름야자(팜) 열매에서 짠 식물성 기름인 팜유는 라면·과자 등 상당수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동시에 팜 정제유는 친환경 연료 바이오디젤 제조에도 쓰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계 1위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14년 만에 팜 종자 개발부터 팜 정제유 생산·판매 체계까지 구축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을 더욱 공고히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약 1조3000억원을 들여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상장기업인 삼푸르나아그로의 지분을 인수,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삼푸르나아그로는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에서 팜 농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 2위의 팜 종자 전문 자회사와 연구소를 갖고 있다.
이번 인수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서울 면적의 두 배가 넘는 12만8000㏊(헥타르)의 팜 농장을 추가 확보, 기존에 보유한 농장까지 총 15만㏊의 영농 기반을 갖추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통상 팜 열매는 나무를 심고 3~4년 뒤부터 수확할 수 있지만, 이번에 인수한 팜 농장은 이미 팜 열매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인수 초기부터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1년 인도네시아 동부 파푸아에서 처음 팜 농장 개발을 시작해 2016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21만t의 팜유를 생산하는 착유공장 3기도 운영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팜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세다. 2023년 686억원에서 지난해 831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704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GS칼텍스가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주에 약 2600억원을 합작 투자한 팜유 정제공장도 19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 정제공장은 준공 후 시운전을 거쳐 연내 생산에 들어간다. 정제공장을 운영하는 ARC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GS칼텍스가 각각 60%, 40% 지분을 갖는 회사다. 지난해 5월 착공한 이 정제공장은 정제 능력이 연간 50만t으로, 이는 연간 국내에 수입되는 팜 정제유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농장에서 생산한 팜 원유를 ARC에 공급하면 ARC가 정제유로 만들어 현지에서 팔거나 한국·중국으로 수출한다. GS칼텍스는 정제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한국에 바이오디젤용 정제유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