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뭇매 고립무원 장동혁… “국민 공감대 넓히는 노력 절실”

입력 2025-11-21 00:0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강남구 SETEC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전국 당협 사무국장 직무연수 및 성과공유회’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무도함을 알리고 여당과 제대로 싸우기 위해 국민을 설득하고 당원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고립무원 처지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우리가 황교안” 등 강성 지지층 포용 전략은 당내 의구심을 키웠고, 백화점식 대여 공세는 당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장 대표는 당내 소통을 늘리고 ‘대장동 항소 포기’ 공세에 사활을 걸며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규탄대회를 마친 후 장 대표가 동료 의원과 별로 어울리지 않고 혼자 가는 듯했다”며 “당 안팎에서 공격받는 상황과 겹쳐 보였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 면회 등 장 대표가 계획했던 집토끼 사수 전략은 당내 공개 반발에 부딪혔다. 당 윤리위원장 교체, 장애인 비하 논란이 불거진 박민영 대변인에 대한 구두경고 조치 등은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 명의 청담동 빌딩 앞에서 전날 개최한 규탄대회에는 의원 10여명만 참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보다는 ‘1.5선 당대표가 어떻게 하나 보자’며 팔짱 끼고 지켜보는 분위기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평가했다.

대표 취임 이후 직접 연락하기 더 부담스러워졌다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전당대회 때 장 대표를 지지했다는 한 의원은 “때로 쓴소리를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가까이 있는 이들은 오히려 조언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믿는 사람들까지 비판하면 대표가 더 설 자리가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간 갈등 이슈마다 당내 발언을 아꼈던 장 대표도 이제는 당내 접점을 늘리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적극 해명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전날 4선 중진 의원 10여명과 오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날도 3선 의원 오찬, 재선 의원 면담을 잇달아 가졌다.

그는 3선 의원 오찬에선 전국을 순회하며 여론전 동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설명하고 “대여투쟁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는 “이제는 당원 못지않게 일반 국민과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이 절실하다” 등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재선 의원은 당 차원의 비상계엄 사태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등 큰 틀의 기조 전환을 조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22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장동 항소 포기’ 전국 순회 여론전에 나선다. 장 대표는 “나 역시 직접 국민을 만나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