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서 또 가스 누출로 안전 사고

입력 2025-11-21 00:53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 초 불산가스 누출로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지 불과 2주 만이다.

20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7분쯤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옥외 슬러지 청소 작업 중 근로자 6명이 가스를 흡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3명이 의식불명 등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은 경상(호흡곤란)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포스코 내 자체 소방대 방재팀 직원으로 사고 장소에 출동해 구조 활동 중 피해를 입었다.

소방 당국은 일산화탄소 질식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당국과 회사 측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이달 초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일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포스코DX 협력업체 직원들이 기기 수리 사전 작업 중 불산가스가 누출되면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처럼 한 달 사이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포항제철소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사고 당시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사고를 신고하는 등 매뉴얼 부재와 초동대응에서 미흡한 부분을 드러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안전자회사 설립과 안전특별진단TF 운영 등에 나서고 있지만,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예방보다는 형식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의 한 안전관리자는 “포항제철소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인재를 넘어 구조적 안전관리 부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장인화 회장이 취임하면서 마련한 안전 관련 혁신 대책도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의 사업장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추가 사고 예방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