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매출 거둔 코스트코, 기부 ‘14억’ 배당 ‘2500억’

입력 2025-11-21 00:51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홈플러스를 제치고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를 꿰찼다. 연 매출 7조원을 훌쩍 넘기며 토종 업체를 밀어냈다. 코스트코는 한국시장에서 막대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미미한 국내 환원과 상생 노력으로 오랫동안 비판받아왔다. 올해는 순이익을 뛰어넘는 초고액 배당을 본사로 보냈다. 한국 소비자로부터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이 미국 본사로 집중되는 구조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거의 개선되지 않으며 ‘배짱영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올해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이 7조3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6.5% 늘어난 2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수·합병(M&A)에 난항을 겪고 있는 홈플러스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롯데마트가 주춤하는 사이 코스트코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연회비를 내야 구매할 수 있는 폐쇄적인 운영에도 상품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이마트와 코스트코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창출한 이익을 활용하는 방식은 오랜 기간 논란이 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본사 배당도 비판받는 지점이다. 올해는 순이익보다 500억원가량 더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2062억원인데 배당금은 2500억원이다. 순이익의 121%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의 67% 규모인 1500억원을 미국 본사로 보냈다. 배당 비율이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다. 올해 코스트코코리아는 사회공헌활동에 14억원만 집행했다. 환원율은 0.68%밖에 되지 않았다. 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논의나 지역 상생 방안 마련에 소극적이고, 노동자 인권에도 소홀해 왔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연회비 인상으로 수익성을 높인 측면도 있다. 코스트코는 지난 5월 국내 회원 연회비 3종을 최대 15.2% 인상했는데, 이는 미국과 캐나다의 인상률(8.3%)보다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3만8000~8만6000원에 이르는 높은 연회비를 책정했다. 20년간 가입했던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도 탈퇴하면서 “국내 책임은 최소화하고 실익만 챙긴다”는 비판이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온갖 비판에 대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랫동안 비슷한 지적이 반복돼 왔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 등 충성도 높은 회원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한 코스트코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트코는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만큼 당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