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공군, KF-21에 높은 관심”… ‘전면 협력’ 모델, 관건은 보안 유지

입력 2025-11-20 18:32 수정 2025-11-21 00:04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5일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취임 후 첫 지휘비행으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후방석에 탑승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공군 제공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이 포함된 방산 협력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스텔스 기술 등 핵심 민감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20일 “UAE 공군 고위인사가 KF-21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기술·운용 협력 가능성을 탐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심 표명은 단순 구매 의사를 넘어 성능 개량, 현지 생산, 장기적 산업 협력을 포함한 공동개발 모델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로 평가된다. 공군 관계자도 “KF 21 수출을 위해 UAE와의 포괄적 협력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UAE는 공동개발, 현지 생산을 통한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한다. KF-21의 전용 형상 도입과 함께 일부 생산을 현지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형상은 수출 대상 국가의 요구에 맞춰 본래 무기의 설계·성능을 일부 개량한 모델을 뜻한다.

UAE는 중동 안보 불안정 속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군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중거리 요격미사일 ‘천궁-Ⅱ’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과 대형 거래를 시작한 뒤 전투기 도입 논의에서도 한국을 주요 선택지로 검토 중이다. 양국이 스텔스 기능이 포함된 개량형 KF-21을 공동개발할 경우 핵심 설계와 기술은 한국이 보유하고 UAE는 현지 조립과 일부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방식이 성공한다면 한국 방산이 중동 시장에서 확실한 수출 거점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스텔스 기술과 정밀유도무기, 센서 등 민감 기술의 보안 유지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산업계도 정부 전략에 발맞춰 비공개 기술 보호를 위한 보안 체계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핵심 민감기술은 모듈화하거나 중요 설계는 한국 본사에서 통제하는 방식으로 기술 유출 위험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제한적 접근과 조립 중심 운영을 통해 핵심 기술 보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