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조직에 대포통장 공급 일당 무더기 검거

입력 2025-11-21 00:57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공급해 수십억원의 사기 피해를 유발한 20~30대 폭력 조직원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국내 총책 A씨(28)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5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캄보디아 피싱 사기 조직에 대포통장 191개과 스마트 뱅킹에 필요한 휴대전화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피해자 63명이 37억5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대포통장 등을 공급하고 대가로 건당 500만~1000만원을 받아 챙겨 10억원가량의 범죄 수익을 얻었다. 또 캄보디아 현지에서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직접 전달하는 총책과 국내에서 대포통장 공급을 관리하는 관리책, 대포통장 모집책, 자신의 명의를 내어주는 명의 공급책으로 조직 체계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역 내 20~30대 선·후배, 지인으로 인원을 꾸렸다. 조직에서 이탈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협박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버스 수화물을 이용해 물건을 전달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했다. 경찰에 붙잡힌 후 상부 조직원들로부터 변호사 비용, 수사기관·금융기관에 제출할 해명자료 제작 등을 지원받기도 했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금전적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계좌와 유심을 불법 대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사기죄에도 연루돼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