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22 장면, 통념을 바꾸는 다른 시각으로 보다

입력 2025-11-21 03:04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홍성사)는 구약의 22가지 장면을 통해 독자에게 ‘통념을 바꾸는 성경 읽기’를 안내하는 책이다. 성경은 독자의 관점에 따라 해석뿐 아니라 적용도 달라질 수 있다. 책은 국내 독자에게 익숙한 본문을 다소 의외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저자의 성경 본문 성찰은 첫 글 ‘창세기 1장에 대한 인문학적 읽기’에서 마지막 글 ‘요나서 다시 뒤집어 읽기’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소돔과 고모라는 왜 멸망했을까’란 장에서는 성적인 죄에 대한 심판 해석에서 특정 대상에 대한 폭력과 무관심으로 초점을 달리한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여성 인권 운동의 선구자인가’에서는 ‘하나님께 재산권을 요구했던 최초 여성’이라는 이슈에 집중된 기존 해석과는 다른 독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시각은 흥미롭지만, 때론 낯설 수 있다. 그런데도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며 읽다 보면 구약을 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새롭게 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22개 주제는 독자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달아 이를 삶에서 적용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서문에서 “모든 글은 목회자나 신학생보다는 일반 성도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고 밝히며 익히 알고 있는 통념을 바꾸고 남다른 독법으로 읽어낸 친숙한 내용이 우리네 복잡다단한 현실 속에서 큰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저자는 책에서 제시한 해석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건설적 토론을 촉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그는 각 장 말미에 ‘토론과 나눔을 위한 질문들’을 덧붙여 독자가 성경을 제대로 적용하고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도록 돕는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나타내며, 비판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대화에 이 책이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김정호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