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 구명조끼 급히 챙겨 구조 기다려… “침수안돼 다행”

입력 2025-11-20 00:00 수정 2025-11-20 00:07
19일 밤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좌초한 여객선 퀸제누비아 2호에서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하선 준비를 하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전남 신안 해상에서 19일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됐다는 소식에 많은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특히 2014년 무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때와 비슷한 여객선에 많은 승객,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 지역과 가까운 곳이라는 점에서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승객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기원했다.

이날 오후 8시16분쯤 항해하던 퀸제누비아 2호가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걸려 좌초되자 여객선 승객들은 구명조끼 등을 챙기고 대기했다. 여객선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모든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며 “어린이, 노약자부터 순차적 이동한다는 안내도 나왔다”고 말했다. 구조 과정에서 할머니 한 분이 쓰러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은 사고 직후 정지됐다.

해경은 곧바로 경비 함정 2척을 파견해 인명 구조에 나섰다. 해경 관계자는 “어린이, 여성, 노약자를 중심으로 50명씩 100명을 우선 목포항으로 이송시켰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선인 퀸제누비아 2호는 한국 선적 연안여객선으로, 현재 전남 목포 삼학부두여객선터미널과 제주도 제주항을 잇는 대형 카페리 여객선이다. 총 배수량은 2만6546t이다. 전수·취역은 비교적 최근인 2021년이다. 이 선박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됐다. 당초 이름은 ‘비욘드 트러스트’였다. 이후 선박 매각 등으로 현재 목포와 제주 항로만 운항한다.

첫 취항 당시 회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로 승객 850명,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 등을 싣고 최대 25노트(시속 46㎞ 정도)로 운항할 수 있다. 또 세월호 침몰 현장인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와 맹골군도 사이 바닷길인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카페리 여객선으로는 국내 최초로 ‘실시간 화물중량 관리체계(Block Loading System)’가 도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해상에 구명벌을 펼치고 승객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해상 비상탈출시스템(MES)도 마련돼 있었다. 구명벌은 정원인 854명보다 많은 132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사고 인근 지역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주민 70대 김모씨는 “침수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명피해 없이 빨리 구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신안=이은창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