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우리 모두의 것’ 묵직한 메시지

입력 2025-11-21 00:08

곧 폐관 시간이다. 시계를 보던 박물관 관리인 에드송 아란치스는 ‘문이 닫히면 뒷문에서 보자’는 메시지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다행히 사람들이 초대에 응했다. 이제 하나둘 눈여겨 봐뒀던 박물관의 유물들을 들고 나간다. 아마도 그들은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보물들을 맘껏 즐길 것이다. 그리고 이제 관리인은 박물관에 불을 붙인다.

다소 의아한 내용이다. 작가는 실제 2018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 일어난 대형 화재 사건에 상상력을 가미했다. 이 화재는 예고된 재난이었다. 재정 지원 삭감, 낡은 전력 설비, 고장 난 소방시스템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무시됐다. 책 속 관리인은 의지도 능력도 없는 국가가 독점하는 유물들을 공동체의 품으로 돌려준다.

참고로 에드송 아란치스는 브라질 축구 영웅 펠레의 본명이다. 예술은 누구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