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타임에 디저트 뷔페… “하나만 잘해선 생존 힘들다”

입력 2025-11-20 00:24
맘스터치는 피자 전문 브랜드 ‘맘스피자’가 지난달 200호점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맘스피자 1호점 오픈 후 약 2년 5개월 만으로, 기존 매장에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숍앤숍’ 모델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맘스터치 제공

외식업계에서 “하나만 전문적으로 잘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분위기가 강화하고 있다. 치킨 전문점에서 버거를 사고 버거 브랜드에서 피자를 주문하는 일이 많아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카페에서 식사를, 뷔페에서 디저트만 즐길 수도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메뉴를 다각화하고 판매 시간대를 넓히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치킨버거 전문점 맘스터치는 피자 전문 브랜드 ‘맘스피자’가 1호점 오픈 2년 5개월 만에 200호점을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 맘스피자는 맘스터치가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선보인 피자 브랜드다. 2023년 5월 천호로데오점에서 숍앤숍 형태로 시작해 꾸준한 매장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맘스터치 앤드 피자로 전환한 매장의 경우 전환 3개월 전후를 비교한 결과 평균 매출 신장률이 34%에 달했다. 버거·치킨 중심 매장에 피자를 더해 한 곳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전략이 매출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점심 시간대 공백을 메우기 위한 메뉴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킨 수요가 저녁과 야식에 몰려 많은 매장이 점심엔 영업조차 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bhc는 최근 문을 연 서울 개포자이스퀘어점에서 치킨버거 3종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도 판교 사옥 1층에 신규 델리 브랜드 ‘소싯’을 열고 치킨버거와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BBQ는 메뉴 폭을 크게 넓힌 프리미엄 플래그십 ‘BBQ 빌리지’ 모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화덕피자, 파스타, 베이커리, 커피 등 약 190종의 메뉴를 갖춘 ‘크로스오버 매장’이다. 서울 송리단길·청계광장·부산·울산 등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카페·패밀리레스토랑 업계도 ‘빈 시간대’를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이디야커피랩’을 재단장하면서 매장에서 직접 만든 피자와 햄버거 등 식사용 메뉴를 파는 델리 존을 신설했다. 이랜드이츠의 뷔페 브랜드 ‘애슐리 퀸즈’는 평일 오후 3~5시 디저트와 음료를 1만원 미만에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디저트 타임’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시범 도입 후 넉 달 만에 운영 점포가 29곳으로 늘었다.

외식업계가 적극적으로 메뉴를 넓히는 배경엔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 환경이 있다. 고정비 부담이 늘며 전반적인 수익성도 악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8.9%로, 2018년 조사 (17.8%)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달앱 이용이 일상화하면서 소비자 선택 기준이 브랜드 중심에서 메뉴 중심으로 이동한 점도 변화를 이끌었다. 메뉴 종류가 다양한 매장이 검색 노출 등에 유리해지면서 여러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