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외 금융 자산이 해외주식 투자 증가에 따라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은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을 우려했다.
한은이 19일 내놓은 국제 투자 대조표를 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대외 금융 자산은 2조7976억 달러(약 4099조원)로 집계됐다. 2분기 말(2조6818억 달러) 대비 1158억 달러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대외 금융 자산 중 증권 투자(1조2140억 달러)가 한 분기 동안 890억 달러 증가해 마찬가지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학개미’ 등의 해외주식 투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직접 투자(8135억 달러)도 2차 전지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87억 달러 증가해 역대 1위였다.
이 기간 한국의 대외 금융 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7414억 달러로 한 분기 동안 900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영향이다. 대외 금융 자산 증가 폭이 부채를 웃돌면서 순대외 금융 자산은 1조562억 달러로 지난 2분기 대비 258억 달러 증가했다. 3개 분기 만에 반등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 금융 자산 비율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55%다. 지난해 말 58.8%로 정점에 도달했다가 소폭 하락했다. 한은이 국민 소득과 인구 구조 등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한 균형 비율은 2023년 기준 30%다. 2023년 당시 47%와 현재 모두 균형 비율을 웃돈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균형 비율이 높아지면 대외 건전성이 강해지지만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국내 자본 시장 투자 기반 약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대외 채권은 1조1199억 달러로 지난 2분기 대비 271억 달러, 대외 채무(7381억 달러)는 25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 채권에서 대외 채무를 뺀 순대외 채권은 3818억 달러로 246억 달러 증가했다.
김진욱 기자, 세종=김윤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