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값 1800원 돌파… 연말 물가 우려

입력 2025-11-19 18:54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19일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9개월 만에 ℓ당 1800원을 웃돌며 연중 최고치를 넘보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여파가 겹치며 3주째 상승세다. 당분간 기름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말 물가 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주유소의 ℓ당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1.96원 오른 1803.24원이다. 경유 평균 판매가도 ℓ당 3.69원 오른 1713.25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ℓ당 휘발유 가격은 1720원, 경유는 1600원 수준이었지만 한 달 만에 100원 안팎으로 급등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서울 휘발유 가격은 올해 최고치인 1807.96원(지난 1월 28일)을 넘어서게 된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도 전날보다 3.27원 오른 1733.54원이고, 경유는 5.05원 오른 1642.02원을 기록했다.

최근 기름값 상승 배경에는 고환율과 국제 석유제품의 수급 불안정 영향이 자리한다. 지난달 초 1400원 초반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60원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석유시설 피격 등으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 두바이유 가격은 전주 대비 0.5달러 내린 배럴당 64.9달러였지만 국제 휘발유 가격은 1.4달러 오른 80.2달러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와 국제 석유제품 수급 악화로 한동안 유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한 영향도 반영됐다. 이달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은 기존 10%에서 7%로,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15%에서 10%로 각각 줄며 휘발유는 ℓ당 25원, 경유는 ℓ당 29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기름값 오름세는 연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 올랐는데, 그중 석유류 물가가 4.8%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