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중동시장 개척 전진기지로 부상

입력 2025-11-19 18:4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를 중동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원전·방산 등 단편적인 산업의 수주·수출 대상에서 향후 양국 자본·기술을 결합해 전방위 시장을 개척하는 핵심 파트너로 격상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아랍은 문화적으로 우리가 단독으로 뚫을 수 없는 시장이다. 파트너 국가를 만들어 관계자를 소개받고 함께 진출해야 하는 곳”이라며 “우리 기술력과 UAE 자본력이 제휴한다면 아랍에 개척할 시장이 상당히 넓다”고 말했다. 이번에 체결한 도합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향후 아랍 시장 개척을 통해 얻을 추가 수입은 더 막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2009년 중동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바카라 원전을 UAE에서 수주했고, 2011년부터는 아크부대를 파병해 우호 관계를 다져왔다. 한국산 무기의 주요 수요국이기도 하다. UAE는 중동 국가 중 개혁·개방 성향이 강하고, 안정적·실용주의적 정치·경제 체제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첨단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해 일 처리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UAE 역시 정보통신기술(ICT), 원전·수소·태양광, 방산 현대화가 숙원 사업이어서 각 분야에 기술적 강점이 있는 한국에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이 신사업을 함께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경제적 관계까지 더욱 유기적으로 밀착하게 될 전망이다. 방위산업의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모델, 피지컬 인공지능(AI) 협력 등이 새 성장 동력으로 거론된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UAE는 한국과 합작해 아랍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윤석열정부 때 이뤄진 게 없어 서운함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UAE의 숙원도 해결되고, 아랍 전진기지를 만들고 싶었던 우리도 기회를 잡아 ‘윈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