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겸연쩍은 자화자찬’… 한동훈 “국민께 사과하라”

입력 2025-11-18 23:59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2022년 8월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사건 판정 선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의 론스타 상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승소 결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새 정부 출범이후 거둔 쾌거라고 강조했지만 취소소송 제기 당시에는 정작 더불어민주당이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격렬히 반대했었다. 여권 입장에서는 겸연쩍은 승리인 셈이다.

ICSID는 론스타의 중재 제기 10년 만인 2022년 8월 한국 정부에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16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후 정부 정정신청으로 배상금이 6억원쯤 줄어들었고, 론스타와 정부는 중재재판부에 각각 취소신청을 냈다. 정부는 “끝까지 다퉈볼만하다”고 밝혔지만 야권이 격렬히 반대했다. 이때 법무부 장관으로서 취소 소송을 주도했던 이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그는 당시 “피 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취소 소송 승소 가능성을 깎아내리며 윤석열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ICSID 판정이 이의신청에 따라 무효로 결정된 사례는 전체 판정 중 1.7%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승소 가능성은 낮고 배상 이자만 불어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론스타 판정문 공개 소송을 주도한 송기호 현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당시 한 전 대표 주장을 반박하며 판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장관은 마치 소수의견처럼 한국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처럼 전제했지만, 취소 절차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중 누가 옳은지 실체 쟁점을 판단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18일 승소 소식이 전해지자 한 전 대표는 “민주당 정권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 오늘 승소한 론스타 ISDS 소송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승소 가능성을 트집 잡으며 강력히 반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 법무부 등 공직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민주당 정권은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당시 이 소송을 트집 잡으며 반대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