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전면점화, 뉴욕서 151억원에 판매

입력 2025-11-19 01:13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환기(1913~1974)의 1971년작 전면점화가 한국 미술품 경매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김환기의 전면점화 ‘19-VI-71 #206’(사진)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뉴욕 ‘20세기 이브닝 세일’에서 840만 달러(약 123억1600만원)에 거래됐다. 구매자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낙찰가는 1029만5000달러(약 151억원)다.

이는 2019년 홍콩 경매에서 약 132억원(수수료 포함 153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김환기의 ‘우주’(05-IV-71 #20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역대 3위 역시 김환기 작품으로,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 낙찰된 1972년작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다. 이번에 낙찰된 ‘19-VI-71 #206’는 가로 254㎝, 세로 203㎝에 이르는 대형 작품으로, 화면 전체를 채운 푸른 점들이 방사형으로 확산하며 우주로 팽창하는 듯한 무한한 공간감과 초월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시기 제작된 작품 중 200호(가로 259.1㎝, 세로 193.9㎝) 이상 대작은 30점 이내로 추정돼 희소성이 더욱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환기는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뒤 미국 추상미술에 큰 감명을 받아 뉴욕으로 이주했다. 이후 화풍을 완전히 전환해 독자적 추상 회화인 ‘점화’를 완성했다. 1970년부터 전면점화 연작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는데, 특히 1971년작들이 최고조의 기량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권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