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걸려라… 민주, 오세훈 역점사업마다 집중포화

입력 2025-11-18 18:58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재개발·재건축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관련 토론회를 주최하고 있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전현희·박홍근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한강버스,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재건축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까지 전선을 확장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전반을 건드리며 흠집 내기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일종의 ‘하나만 걸려라’식 전략이다. 오 시장에 대한 백화점식 공세는 외려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18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오 시장의 신통기획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오 시장 정책으로 인해 정비계획 심사 창구가 단일화되면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정비사업이 몰리는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전현희·박홍근 의원이 자리했고,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정 구청장은 “성동 정비4구역의 경우 2021년 오 시장 당선 후 신통기획 자문 8개월, 서울시 용역 2년을 거쳐 정비계획을 결정하는 데만 3년5개월이 걸렸다”며 “이마저도 서울시 도시계획심의과에서 건물 2동을 1동으로 줄이라고 의견을 내는 바람에 계획을 전면 다 교체해야 한다. 현장에선 이렇게 굴러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장의 정비구역 지정권한을 일부라도 구청장에게 이양하라는 대책까지 거론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서울시 심의에 수백개 사업이 몰리며 발생하는 병목현상 구조만 개선해도 안정감과 속도감 있는 부동산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추진 의지를 시사했다.

오 시장 역점 사업을 조준한 민주당의 전방위 공세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불안함의 방증이란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주장하는 명태균씨를 증인으로 불렀지만, 명씨가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횡설수설하던 명씨에 대한 불신만 늘었다.

당 지도부가 오 시장의 종묘 앞 초고층빌딩 건축 계획을 앞다퉈 비판하고, 민주당 국토위원들은 한강버스 사고 은폐 의혹에 공세를 집중했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오 시장을 흔들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까지 지적하고 나선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아직은 이슈 전쟁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론을 흔들 이슈를 찾을 때까지 서울시정 전반을 스크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의 무차별 공세가 거꾸로 오 시장 띄워주기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 시장 시정에 대한 여론이 환기되고, 국민의힘도 당 차원의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이후 실적을 낸 사람을 뽑는 것에 대한 효능감이 생겼다”며 “선거 국면에 들어서면 후보 개인의 성과 싸움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