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만 10차례 이상 MDL 침범… 정부 군사회담 제안엔 이틀째 침묵

입력 2025-11-18 18:54 수정 2025-11-18 23:58
지난 10월 경기도 파주시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빨간 원) 건물 전경(위쪽 사진). 18일 촬영된 사진에선 건물 상단이 파괴돼 있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는 우리 정부가 533억원을 들여 북한 개성공단 내에 2009년 12월 지은 건물로 15층 규모에 달한다. 국방정보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철거를 시작했고, 현재 11층까지 작업을 진행한 상태다. 연합뉴스

정부가 남북 군사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은 올해에만 10차례 이상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면서 접경지역 긴장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회담 제안으로 MDL 인근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해소하길 바라고 있지만 북한은 이틀째 침묵으로 일관했다.

18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군은 며칠 전까지도 비무장 상태로 국경선 작업을 위해 MDL을 넘어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북한군의 MDL 침범이 10회 이상 달한다. 최근 북한군의 MDL 침범이 잦아지면서 군 내부에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계속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북한군이 넘어올 때면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과 함께 경고사격을 진행한다. 그런데도 넘어오면 추가 경고사격으로 대응해야 한다. 국방부는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남북 간 MDL 경계선을 설정하자고 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 제안만으로도 일단 소정의 효과를 봤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군은 북한의 MDL 침범이 군사적 목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판단하는 MDL의 경계선이 달라 오해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해도 북한이 조심하면서 긴장감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회담 제안 방식이나 메시지는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다. 이재명정부의 첫 공식 회담 제안치고는 시기와 내용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남북회담을 여러 차례 경험한 대북 소식통은 “담화의 내용, 형식이 다소 투박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회담을 제안할 만한 시기적 명분이 있었고, 내용에는 구체적 일시와 장소도 담겼다. 2017년에도 서주석 당시 국방부 차관이 6··25전쟁 휴전협정일(7월 27일)을 앞두고 “남북 군사회담을 7월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기대와 달리 북한은 이날까지 회담 제안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회담 제안을 거절했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2018년 1월에도 북한은 회담 제안 사흘 후 응하겠다는 답을 내놓았던 적이 있다. 정부 역시 북한이 당장 회담에 응할 가능성은 작지만 늦게라도 대화에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려놓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어제 회담을 제의했으니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며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