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른 ‘사탐런’의 최대 수혜자는 사회탐구 과목인 사회문화 응시자로 예상된다. 응시자가 4만명 가까이 빠진 지구과학Ⅰ, 반토막 난 화학Ⅰ에 응시한 수험생은 적지 않은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선택과목에 따라 당락이 갈리는 결과가 나타날 경우 내년에는 과학탐구 이탈, 사회탐구 쏠림 현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18일 종로학원 등 입시 업계에 따르면 탐구 17개 과목 중 사탐런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과목은 사회탐구에서는 사회문화,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Ⅰ이었다.
수능 원서 제출 기준으로 사회문화를 선택한 인원은 지난해 18만5014명에서 올해 26만3047명으로 7만8033명(42.2%) 증가했다. 사회문화는 사탐런 현상이 나타나기 전인 2024학년도 이전에는 14만명대가 보던 시험이었다. 생활과윤리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과목인데 지난해 18만3441명에서 올해 22만4552명으로 응시자가 4만1111명(22.4%) 늘었다.
반면 응시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과목은 과학탐구의 지구과학Ⅰ로 지난해 15만3987명에서 올해 11만5435명으로 25%나 줄었다. 생명과학Ⅰ도 지난해 14만1027명에서 올해 11만2128명으로 20.5% 감소했다. 감소율이 가장 큰 과목은 화학Ⅰ로 지난해 4만8758명에서 올해 2만6683명으로 45.3% 떨어졌다.
올해 수능은 절대평가인 영어가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영어 1등급을 받는 90점 이상은 전체 응시자의 4%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수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최저기준) 충족 여부가 중요해져 사회문화나 생활과윤리 응시자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다. 응시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높은 등급을 받을 확률도 높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100명이 보는 과목 1등급은 4%인 4명이지만 1000명이면 40명이 된다. 반대로 지구과학Ⅰ, 생명과학Ⅰ은 최저기준 충족 인원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정시에서는 탐구영역 점수 산출에 활용하는 변환표준점수(변표)에 따라 보정 작업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변표는 대학별로 다르며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다음 달 5일 이후 확정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회탐구로 수험생이 너무 쏠려서 자연계 학과에서 (변표로) 사회탐구 응시자에게 너무 큰 불이익을 주면 입학문을 스스로 닫는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학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