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세관 당국에 적발된 ‘클럽마약’ 규모가 7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럽마약은 클럽·유흥업소 등에서 주로 소비되는 마약류로 엑스터시(MDMA)·케타민·LSD가 대표적이다. 유흥업소 접근이 잦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마약 수요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클럽마약 적발량은 115.9㎏으로 5년 전인 2021년(15.8㎏) 전체 적발량보다 7.3배 늘었다. 115.9㎏은 약 23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전체 적발량 79.9㎏보다도 많다.
같은 기간 적발 건수는 215건에서 116건으로 줄었는데, 한 번 밀반입할 때 다량을 들여오는 대규모 밀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케타민 밀반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케타민 적발량은 2021년 5.9㎏에서 지난 9월 기준 101.9㎏으로 약 5년 새 17.3배 급증했다. 1㎏ 이상 대형 케타민 밀수 적발 건수도 같은 기간 1건에서 15건으로 늘었다. 케타민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투약이 쉬워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버닝썬’ 사건에서 성범죄에 악용되기도 했다.
케타민은 프랑스(57.1㎏) 영국(11.8㎏) 독일(10.8㎏) 등 유럽 국가에서 주로 발송됐다. 관세청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국제마약조직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한국으로 밀반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유엔 산하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등 국제마약기구도 “케타민 등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도심 유흥가와 파티문화 등을 통해 청년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클럽마약 밀반입 증가로 청년층 사이에서 마약 투약이 느는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공조체계 강화 등 당국의 사전 차단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관세청은 마약 단속과 관련해 독일·네덜란드와 공조하고 있다. 태국과는 2022년부터 상·하반기 마약밀수 합동작전을 실시해오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마약 주생산국인 동남아 국가와의 공조를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도 공조를 확대·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이 밖에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위험화물 분석·선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특송화물·국제우편 등을 대상으로 집중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첨단 마약탐지 장비도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