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무기 개발하면서 南 핵잠 비난하는 北의 내로남불

입력 2025-11-19 01:20

북한이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어제 남한을 향한 비난은 억지스럽기 짝이 없다.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에 대해 “아·태 지역 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전지구적 핵 통제 불능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핵잠 보유는 자체 핵무장의 포석이며 지역 내 핵 도미노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에 동의한 데 대해서도 “준핵보유국 발판”이라고 논평했다.

북한은 그동안 스스로 핵무기 보유국임을 천명해 왔고 헌법에도 영구적 핵보유를 적시했다. 그들이 가진 핵무기가 100개 안팎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지난주 주요 7개국(G7)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했을 땐 “핵보유는 적대 국가들을 억제할 가장 정확한 선택”이라고 반발했고, 지난달 유엔총회에선 “핵무기 보유는 주권이자 생존권”이라고도 밝혔다. 자신들은 그렇게 핵무기 보유에 목을 매면서 남한의 핵잠 추진에 발끈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보유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원자력을 에너지로 한 잠수함을 갖겠다는 것인데 과민 반응이 이만저만 아니다.

핵잠 추진은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핵무기를 가졌고, 핵잠을 건조 중인 북한을 감시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이다. 도리어 그런 북한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 또 진정 동북아 핵 도미노를 걱정한다면 북한 스스로 비핵화에 나서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북한이 그런 억지를 부릴 겨를이 있다면 그 힘을 정상국가로 거듭나는 데 써야 할 것이다. 전 세계 정부가 국민들의 생활 향상에 매진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북한 혼자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며 고립과 퇴보에 머물러 있을 텐가. 그러는 대신 하루빨리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 주민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폐쇄의 빗장을 풀고 그제 남한이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 수용을 비롯해 경제 협력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의 고난에 눈물만 흘릴 게 아니라 그 고난을 멈출 전략적 결단에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