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제품 공세와 수요 정체로 TV 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자동차와 모바일 분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2년 만에 부스를 차리고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전시관을 꾸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과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전시 콘셉트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18일 LG디스플레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IT 제품 매출 비중은 37.3%, 모바일 34.9%, TV 19.1%, 자동차 8.7%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2년 전만 해도 분기보고서에 자동차 분야 매출을 따로 기재하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별도 항목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중국산 영향으로 주춤한 대형 패널 매출을 중소형 패널로 메운 셈이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아직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CES에서 공개하는 ‘차량용 듀얼뷰 OLED’와 ‘차량용 UDC-IR’ 두 제품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차량용 듀얼뷰 OLED는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보는 동시에 조수석 동승자는 영화나 OTT를 시청할 수 있는 장비다. 픽셀 구조를 최적화해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하며 조작해도 동승자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화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매출 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참전으로 수요가 늘어난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애플이 내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 아이폰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단독 공급할 예정이다. 양산이 본격화하면 삼성의 폴더블 OLED 출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전 세계 패널 업체 중 유일하게 참가해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의 O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차량용 OLED 브랜드명을 ‘드라이브’로 정하고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오토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TV 분야 수익성 악화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두통’이다. 3분기 삼성전자 TV의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대비 약 6% 하락했고, LG전자는 3.7%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TV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함께 크기나 화질 경쟁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까지 발전했기 때문에 신사업 동력을 다른 제품군에서 찾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