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지 당 선대위원장인지”… 국힘, 오세훈 지키기

입력 2025-11-18 18:58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3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참석,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된 자료를 들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에 십자포화를 이어가자 국민의힘 서울 지역구 의원들이 일제히 엄호 사격에 나섰다. 여권의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타깃으로 국민의힘도 본격적으로 맞불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서울 지역 의원들은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총리의 노골적 관권 선거 개입을 규탄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김 총리의 행보는 그가 과연 행정부의 책임자인 대한민국 국무총리인지 아니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김민석은 국무총리인가, 오 시장 스토커인가, 아니면 또다시 서울시장 후보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총리는 최근 서울 세운4구역 재개발과 6·25 참전국을 기리는 감사의 정원, 한강버스 등 오 시장의 역점사업을 비판하며 법·절차적 문제 조사 등을 거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총리는 서울시 정책만 쫓아다니며 오 시장 흠집 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기관을 억지 동원해 여론을 선동하는 전형적 관권 선거 개입의 작태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은 방치하고 선거판 콩밭만 맴도는 김 총리를 끝까지 지켜보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당이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서울시정을 맹공하는데도 관망하는 태도만 보여왔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로부터 광역단체장 수성이 시급한 상황인데 중앙당 지원은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오 시장도 지난 12일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정부·여당은 물론 국무총리와 장관까지 나서서 ‘오세훈 죽이기’에 본격 돌입했다”며 “당에서도 정부·여당의 무도한 행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뼈 있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특정 단체장을 타깃으로 삼은 TF를 만든 전례가 없었다”며 “누가 봐도 다른 데(선거) 관심이 있어 그러는 것이고, 보자 보자 하니 선을 넘어 국민의힘 서울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흠집내기를 차단하기 위해 조만간 ‘가짜뉴스 감시 특별위원회’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한 재선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인 서울시장, 부산시장, 인천시장 등을 민주당이 가짜뉴스로 공격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민 이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