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예장백석, 통합 명칭 쓰는 연합 교단 되나

입력 2025-11-19 03:01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교회(왼쪽)와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 백석대 전경. 양 교단의 협력 및 통합 모델을 두고 교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민일보DB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총회장 정동균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총회장 김동기 목사)가 통합 추진을 결의하면서 교단과 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교단이 어떤 형태의 협력과 통합 모델을 선택할지를 놓고도 여러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력한 안 중 하나로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연합 모델이 거론된다. 예장백석·기하성, 기하성·예장백석과 같은 통합 명칭을 사용하는 연합 교단을 구성해 선교와 사역 전반에선 긴밀하게 협력해 사실상 하나의 교단처럼 활동하되 각 교단의 고유한 정체성과 조직은 존중하는 방식이다. 서구교회 흐름 속에선 이처럼 교파의 경계를 넘어 연합을 이뤄내는 시도가 낯설지 않다. 1925년 감리교회, 회중교회, 장로교회 상당수가 연합해 출범한 캐나다연합교회(UCC·United Church of Canada)가 대표적이다. 2500여 교회와 200만명 이상의 교인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냈다. 서로 다른 전통과 신앙고백이 있는 교회들이 공동의 신앙 가치 아래 하나의 구조로 협력해 온 사례다. 1977년 세워진 호주연합교회(UCA·The Uniting Church in Australia) 역시 감리교·회중교회·장로교가 자발적으로 연합해 만들어졌다. UCA는 창립 이후 여성안수, 원주민 화해, 정의·평화 운동 등에도 앞장서며 연합교회의 모델로 평가받는다.

선교 사역을 중심에 둔 연합체 형태의 통합도 현실적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서로 다른 조직을 무리해서 통합하기에 앞서 선교, 교육, 사회봉사 등 공통 분야에서 협력 구조를 구축해 선교적 연합을 단계적으로 구현해 가자는 취지다. 연합 교단보다 한 단계 느슨한 연대에 가까운 만큼 교단 내 반발을 최소화하며 비교적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통합에 따른 실질적 효과나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내기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연합 교단이나 연합체 형태는 실질적 통합이 아닌 양 교단의 ‘정치적 제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양 교단의 조직과 운영 체계를 완전히 일원화하는 전면적 통합 방안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이해관계와 조직문화 차이, 기득권 조정 문제 등이 얽혀 있어 당장 추진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크고 작은 반발이 불가피한 데다 양측이 근본적인 변화까지 걸고 논의를 시작해야 하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도 넘어야 할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

기하성과 예장백석의 통합 논의는 최근 양 교단 대표총회장들의 회동에서 ‘장로교와 오순절이 신앙의 본질 아래 연합해 회복과 선교적 사명을 함께 이뤄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시작됐다. 향후 실무위원회를 중심으로 신학적 검토와 구체적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하성 관계자는 18일 “양 교단은 분열된 한국교회 현실 속에서 다음세대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해 왔고 그 연장선에서 통합 논의를 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 단계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과 방향으로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