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집행 전 ‘지지율 올라가니 설 명절까지만 버티라’ 해”

입력 2025-11-18 19:12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에게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당부하며 “나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고 있으니 설 명절까지 버티면 다 해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들어오면 부숴버려라”는 말을 들었다는 증언에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혐의를 뒷받침하는 추가 진술인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경호처 직원에게 무료 변론을 약속하며 체포 저지를 독려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모 경호처 경호정보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공수처의 1차 체포 실패 이후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1월 11일 오찬 자리에 간부들을 불러 ‘체포영장은 불법 영장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설 명절까지 버티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이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가 직원 휴식공간에 찾아와 체포 저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무료 변론을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이 무력시위와 위협 사격을 제안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부장은 “대통령이 순찰할 때 중화기로 순찰하면 언론에 나오고, 공수처·경찰 쪽에서 압박감을 느끼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고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들어오면 위협 사격을 하라는 말을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는 “위협 사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김 부장은 박종준 경호처장이 사퇴한 후 경호처 간부들 사이에서 김 차장에 대한 사퇴 요구 여론이 높아졌으며 자신도 2차 체포 시도 당시 부서원들에게 집행을 저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