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권을 향해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꺼내들며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미군을 베네수엘라에 배치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우리는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이 마두로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자 “나는 아마도 그와 대화할 것이다. 나는 모든 이와 대화한다”며 “어느 시점에 나는 그와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그는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마약 문제가 주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국가보다 우리나라로 (베네수엘라) 죄수들의 유입은 재앙이었다”며 “그래서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어떤 형태의 공격도 트럼프가 과거에 내세운 ‘새로운 분쟁을 피하겠다’는 약속을 뒤엎는 일이 될 뿐 아니라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세계 최대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함을 주력으로 하는 항모전단을 베네수엘라 북쪽 연안인 카리브해에 배치하며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마약 카르텔이 활동하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콜롬비아에는 코카인 제조 공장이 있다. 내가 그 공장을 파괴할 것이냐고? 나는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에서 공격을 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콜롬비아, 멕시코와 불법 마약 거래 차단을 위해 협력해 왔다. 다만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라틴 아메리카 해역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공습하면서 이 지역 국가들과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