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딴지일보가 민심 바로미터”

입력 2025-11-18 00:02
연합뉴스

정청래(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언급한 사실이 17일 뒤늦게 알려졌다. 딴지일보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발행하는 온라인 신문 겸 커뮤니티로, 강성 지지층의 여론을 주도하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대표는 일반 당원들의 표심 반영을 대폭 강화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전당원 투표에 부치려다 번복했다.

정 대표는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워크숍 강연에서 “우리 민주당의 지지 성향을 봤을 때 딴지일보가 가장 바로미터”라며 “거기(딴지일보)의 흐름이 민심을 보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10년 동안 1500건 (글을) 썼다. 평균 이틀에 한 번꼴”이라며 “꾸준히 해야 한다. 이길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초선 의원들에게 ‘온라인 소통’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김어준 교주의 지령에 따라 가짜뉴스를 살포하는 커뮤니티를 민심의 척도라고 주장한 것은 집권여당의 대표이길 포기한 망언”이라며 “귀를 의심케 하는 충격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동등하게 부여하는 내용 등을 묻는 전당원 투표를 오는 19~20일 이틀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나 지방선거 공천에서 권리당원 1명이 행사하는 투표권 가치를 대의원 1명의 ‘20분의 1 미만’으로 정한 현행 당헌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도 1표, 대의원도 1표, 당원도 1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당원투표 참여 대상 권리당원을 ‘올해 10월 당비 납부자’로 한정한 데 대한 반발이 제기됐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의 의사를 묻고 이를 당의 정강 정책에 적극 반영하려는 당원 주권주의 원칙에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찬성한다”면서도 “투표 자격을 불과 10월 한 달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으로 한정한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반발 여론이 커졌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삼는 정 대표가 내년 당대표 재선을 노리고 일반 당원 권리를 서둘러 확대하려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당은 전당원투표가 아닌 ‘당원 여론조사’라고 말을 바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처음부터 전당원투표가 아니고,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였다”고 해명했다.

김판 한웅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