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한강버스 이어 ‘감사의 정원’… 김민석, 또 오세훈 겨눠

입력 2025-11-18 02:02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총리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국전쟁 참전국 상징 공간인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광화문에 굳이 ‘받들어 총’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시의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과 관련해 법·절차적 정당성을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한강버스 사업 재점검 지시, 종묘 앞 재개발 사업 비판에 이어 또 한번 오세훈 서울시장 역점 사업에 제동을 건 것이다.

김 총리는 17일 서울 종로구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을 찾아 “지금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모신 공간에 ‘받들어 총’ 석재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국민께서 이해하실지 의문”이라며 “행정적으로 절차적으로 또 법적으로 살펴볼 바가 없는지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형물은 외국에서 돌을 받는다는 전제하에 (설치) 하는데 그 돌을 아직 보낸다는 것도 확약이 안 돼 있는 상태라고 들었다”며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는지,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감사의 정원은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에 참전국을 상징하는 22개 조형물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총리가) 유독 오 시장의 역점 사업만 문제 삼는 꼴”이라며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김 총리는 “제가 종묘, 한강버스, 광화문 이슈를 제기한 것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하실 필요는 없다”며 “제 거취에 대한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분명하게 밝혔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을 조준한 여권의 포화는 연일 확산하고 있다. 홍익표·박홍근 전 원내대표, 김영배 의원 등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군들은 이날 민주당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민주뿌리위원회 정치아카데미’에서 입을 모아 오 시장을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은 “오 시장은 시민을 위한 시정이 아니라 본인을 위한 시정을 하고 있고, (서울이 아닌)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크게 만드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행사에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한강버스 사고와 연결 짓기도 했다. 그는 “6층짜리 백화점 골조를 흔들어 전체가 무너졌고, 제 평생 치를 장례를 한 번에 다 치러야 했다”며 “시장이 제대로 안 하면 그런 꼴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버스 운항 전면 중단과 안전 문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TF 단장인 천준호 의원은 “안전 문제를 점검하라는 게 어떻게 정치 공세가 될 수 있느냐”며 “사고 은폐를 모른 척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고민정 의원도 “사고 은폐에도 불구하고 승객을 태우는 정치쇼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에서 오 시장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을 의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송경모 최예슬 김판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