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지스타… 몸집 작아진 대신 완성도 높였다

입력 2025-11-19 00:07
지난 14일 오전 부산 벡스코의 제1전시장에 모여든 게이머들 모습.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지도부 교체 이후 처음으로 ‘지스타 2025’를 치렀다. 협회의 가장 큰 사업인 만큼 업계에선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행사 규모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콘텐츠 구성 측면에서는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게임 산업의 트렌드를 민감하게 반영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17일 지스타 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는 약 3269개 부스를 운영해 약 20만2000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전년도 3359개 부스, 21만5000명 대비 모두 소폭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올해는 PC·콘솔 타이틀 비중이 늘고 체험형 부스를 강화해 ‘볼거리뿐 아니라 해볼거리도 많아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몇 년간 모바일 게임과 인플루언서 중심 행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의 구성이 더 알찼다는 평가다. 올해 4월 조영기 협회장이 취임하며 집행부가 바뀐 뒤 처음 개최된 지스타를 통해 협회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주요 게임사의 비중이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반다이남코, 블리자드, 세가·아틀러스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회사들이 직접 체험존과 전시 공간을 꾸려 신작과 최신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컨퍼런스 프로그램인 G-CON은 올해 지스타의 백미로 꼽힌다. ‘드래곤 퀘스트’, ‘페르소나’, ‘니어: 오토마타’, ‘디스코 엘리시움’, ‘언차티드’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의 핵심 개발자들이 연단에 올라 내러티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다른 세계적 게임쇼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인디 쇼케이스와 코스프레 행사 등 부대 프로그램 역시 규모보다 밀도에 방점을 찍었다. 여러 국가의 인디 개발사가 참여해 다양한 실험작을 선보였고, 관람객들은 스팀덱 체험존 등을 통해 신작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었다. 대형사 중심 전시의 빈틈을 인디와 주변 콘텐츠가 채워 넣은 셈이다. 다만 e스포츠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 대회급 수준의 경기가 없어 ‘관심 끌기 수준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부산=이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