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만 잘 쏘면 끝?… 대세 떠오른 익스트랙션 슈터

입력 2025-11-19 00:09
넥슨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지난달 30일 출시한 ‘아크 레이더스’ 키 비주얼. 출시 후 약 10일 만에 4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이 게임은 연말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에 수상 후보로도 올랐다. 넥슨 제공

요즘 게이머들 사이에선 익스트랙션(extraction·추출) 슈터 게임이 급부상하고 있다. 단어조차 생소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주류 장르로까지 떠올랐다. 매번 던전에 들어가 아이템을 찾고, 캐릭터 강화를 반복해야 하는 이 장르의 게임은 대부분이 PvPvE(player vs player vs environment) 구조다. 적대적 몬스터나 인공지능(AI)을 상대하는 게 주력 콘텐츠이면서 동시에 생존을 위해서 다른 유저들과 대립해야 한다. 캐릭터 육성과 대인전(對人戰), 슈터 게임의 재미를 버무린 장르인 셈이다.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이 게이머들의 입소문에 오르기 시작한 건 러시아 게임사가 제작한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부터다. 극한의 환경에서 아이템을 확보해 생존력을 기르는 서사가 게임 팬들을 매료시켰다. 수년간 얼리 억세스(앞서 해보기) 서비스를 이어오던 개발사는 지난 15일 타르코프를 정식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정식 출시된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도 화제의 중심에 있다. 출시 후 약 10일 만에 4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고 게임 동시 접속자 수도 70만명을 찍었다.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의 자회사이자 스웨덴의 게임 개발사인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했다.

실감 나는 캐릭터 디자인과 사운드로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현한 점이 아크 레이더스의 인기 요소로 꼽힌다. 이 장르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이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기도 했다. 넥슨 관계자는 “아크 레이더스는 익스트랙션 장르의 문턱을 낮춘 게임 설계가 특징이다. 장르 초심자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진입 장벽을 낮추는 각종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타르코프를 패러디한 중국 게임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도 인기를 끈다. 원작을 노골적으로, 유쾌하게 패러디한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의 인기 차트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후속작들도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맥스는 내년 1월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 ‘미드나잇 워커스’를 얼리 억세스로 내놓는다. 이 게임은 15층 높이의 건물에서 좀비를 피해 탈출하는 콘셉트를 구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탈출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다른 유저와 경쟁하며 좀비들로부터도 달아나야 한다.

넥슨도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를 개발 중이다. 낙원은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데이브 더 다이버’의 개발사 민트로켓이 만들고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